-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의 배경은 무엇인가?
충돌의 기원은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팔레스타인에 유대인 ‘모국’을 건설하려는 운동인 시온주의는 19세기 말에 유럽에서 성장하는 반유대주의에 대한 대응으로 등장했다. 처음에는 극소수의 유대인들만이 이 운동을 지지했다. …
처음에 시온주의 운동의 성장은 더뎠다. 제1차세계대전이 종결된 후 팔레스타인에는 겨우 5만 6000명의 유대인들이 살고 있었다. 반면에 아랍인들의 수는 100만 명에 달했다.
시온주의 지도자들은 처음부터 주요 열강들의 도움으로 팔레스타인 땅을 뺏으려 했다. 그래서 그들은 처음에는 영국과 손잡았고, 영국은 제1차세계대전 이후 팔레스타인을 식민지로 삼았다. 그리고 제2차세계대전 후에는 미국과 손잡았다.
1947년 유엔은 시온주의 정착민들에게 팔레스타인 땅의 55퍼센트를 할애하는(그들이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불과했고 오직 6퍼센트의 땅을 소유하고 있었음에도) 팔레스타인 분할안을 작성했다.
그러나 시온주의자들에게는 이 분할안도 성에 차지 않았다. 1948년 3월 시온주의 민병대들은 테러를 저지르며 팔레스타인인들로부터 땅을 뺏었다. 그들은 수백 명의 아랍 주민들을 살해했고, 약 75만 명을 고향에서 내쫓는 인종 청소를 자행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가자, 서안 지구, 다른 나라로 도피했고 빈곤한 삶을 살았다. 반면에 이스라엘은 역사적 팔레스타인 영토의 80퍼센트를 차지하게 됐다.
오늘날 이스라엘의 법률을 보면, 모든 유대인들은 이스라엘로 이주할 수 있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이 원래 자기 고향으로 돌아올 권리는 부정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역사적 팔레스타인 영토의 나머지 지역도 점령했다. 그리고 가자와 서안 지구를 약탈하고 모든 종류의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과 조직을 공격했다.
1939년에 전쟁[제2차세계대전]이 터졌을 때 전 세계 유대인의 대다수는 시온주의자가 아니었다. 시온주의자들은 유대인 중에 소수였다. 안전한 서방을 포기하고 팔레스타인으로 가는 유대인은 거의 없었다. …
그 답이 뻔하다고 잘못 여겨져 아무도 제기하지 않는 아주 중요한 질문이 질문이 하나 있다. “유대인 난민 자신들은 어디에 정착하고 싶어했을까?” …
시온주의 조직자 채플린 클라우스너가 나중에 미국유대인회의에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난민 대부분은 미국으로 가고 싶어했다. 사실, 클라우스너 자신의 태도가 시온주의의 비인간적 측면을 여실히 보여 준다. 그는 다음과 같이 결론내렸다. “저는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을 선택하도록 강요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이것은 유별난 반응이 아니었다. 시온주의자들의 원칙은 연합국이 유대인 이주민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스라엘의 초대 총리] 벤 구리온은 …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약 독일에 있는 [유대인] 아이들이 영국으로 향하면 모두 살지만 이스라엘로 향하면 절반만 살 수 있는 상황이라면, 나는 둘째 방안을 선택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 아이들의 생명뿐 아니라 이스라엘인들의 역사도 중시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유대인들의 생명과 이스라엘 국가 수립이 서로 상충할 때는 전자보다 후자가 더 중요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유대인들의 구원자 이스라엘이라는 전후戰後의 이미지를 산산조각 낸다. 시온주의자들이 팔레스타인 영토를 차지하는 것이 도대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트럼프의 ‘예루살렘 발언’은 유대인 세력의 로비 때문인가?
국내외 언론들은 트럼프의 ‘예루살렘 발언’의 배후로 그의 유대인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주목한다. 트럼프가 쿠슈너 등 미국 내 친이스라엘 세력의 압박 때문에 미국의 진정한 이익에 어긋나는 일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전폭 지지하는 것이 미국 내 유대인들의 로비 때문이라는 주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는 유대인 음모 조직이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좌지우지한다는 음모론과 연관 있다. 열렬한 시온주의자들이 역대 미국 정부에서 핵심 요직을 차지하곤 했고, 미국의 대對이스라엘 원조 규모가 언뜻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될 만큼 막대한 것은 사실이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통제를 벗어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도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미국 지배계급이 친이스라엘 세력을 용인·후원하는 것은 유대인들에게 ‘귀신 홀리는 재주’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것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국, 이후 미국 등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은 시온주의 국가를 건설하려는 유대인들과 손잡고 중동 한복판에 이스라엘을 심어 넣었다. 이스라엘은 이런 제국주의의 지원으로 키운 힘을 휘두르며 불안정성이 큰 중동에서 오늘날 미국 제국주의의 사냥개 노릇을 한다. 가끔 주인이 당기는 목줄에 저항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연간 수조 원에 달하는 미국의 원조금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봐야 한다. 미국이 중동 지역에 매장된 석유를 통제하면서 누리는 이익(단지 금전적 이익뿐 아니라 지정학적 이익까지 포함)을 위한 선택이지 로비로 강요된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이 미국을 움직인다고 보는 사람들은 상황을 완전히 거꾸로 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제국주의가 아닌 소수 종교·인종 집단의 음모로만 현 상황을 분석하는 것은, 체제가 낳은 범죄들의 원인을 엉뚱한 데로 돌리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