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와 유럽연합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세계경제의 블록화를 전망한다

알렉스 캘리니코스 외 지음 김준효 엮음 2020-01-31 176쪽 9,000원 신국판변형 9788979661774 책갈피

2020 1 31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는 세계의 판도를 바꿀 중요한 사건이다.

영국 대자본들은 브렉시트를 좌초시키려 애쓰며 정치권과 날카롭게 갈등을 빚었고, 그 과정에서 총리가 두 차례나 교체됐다. 주요 제국주의 열강과 나토도 제2차세계대전 이후 수십 년 동안 구축돼 있던 국제 질서에 균열을 낼 브렉시트에 난색을 표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는 신자유주의 질서에 대한 정치적 항의의 의미가 있었다는 점에서도 세계적 사건이었다. 탈퇴 투표자의 절반가량이영국에 관한 결정은 영국에서 내려져야함을 이유로 들었다는 것은, 서민 대중이 자신들의 삶이 파탄 난 책임을신자유주의 전도사’(유럽연합)에 물었음을 뜻하는 징표였다.

브렉시트의 세계사적 의미를 이해하고 이것이 세계 자본주의의 판도를 어떻게 바꿔 놓을지 가늠하기 위해, 세계적 마르크스주의 석학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분석 글들을 책으로 엮었다.

책 소개

2020 1 31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는 세계의 판도를 바꿀 중요한 사건이다.

2016 6 23일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약 3 6개월 만이다. 당시 국민투표는 보수당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의 정치적 술수로 실시됐지만, 이후 사태 전개는 램프의 요정을 불러냈다가 다루지 못해 쩔쩔매는 서툰 마법사를 연상케 했다. 영국 대자본들은 브렉시트를 좌초시키려 애쓰며 정치권과 날카롭게 갈등했는데, 그 와중에 총리 2명이 조기 사임해야 했고, 총선이 두 번 치러졌으며(영국 노동당 역사상 가장 좌파적인 당 대표 제러미 코빈은 화려한 선전과 치욕스런 패배를 모두 겪어야 했다), 의회는 한때 거의 마비됐다.

주요 제국주의 열강과 나토도 난색을 표했는데, 브렉시트가 그들에게도 타격을 줄 것이기 때문이었다. 브렉시트는 제2차세계대전 이후 수십 년 동안 구축돼 있던 국제 질서에 균열을 내는 사건이다.

브렉시트는 특히 유럽연합 지배자들에게 골치 아픈 일이다. 회원국 중 경제 규모가 2위이고 군사력은 가장 강력한 데다 금융의 중심지인 영국이 떨어져 나가는 것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유럽연합 지배자들이 약 3년간의 브렉시트 협상에서 영국에 최대한의 출혈을 강제하려 든 것은 이 때문이기도 하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는 신자유주의 질서에 대한 정치적 항의의 의미가 있었다는 점에서도 세계적 사건이었다. 탈퇴 투표자의 절반가량이영국에 관한 결정은 영국에서 내려져야함을 이유로 들었다는 것은, 서민 대중이 자신들의 삶이 파탄 난 책임을신자유주의 전도사’(유럽연합)에 물었음을 뜻하는 징표였다.

브렉시트의 세계사적 의미를 이해하고 이것이 세계 자본주의의 판도를 어떻게 바꿔 놓을지 가늠하기 위해, 세계적 마르크스주의 석학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분석 글 세 편을 중심으로 책을 엮었다.

1장에 실은 브렉시트: 세계사적 전환 2016년 국민투표 나흘 후에 발표된 글이다. 캘리니코스는 이 글에서 한때 세계 최강이던 영국 자본주의가여러 열강 중 하나가 되면서 겪은 변화와 그 과정에서 영국과 유럽 블록의 관계에 생긴 변화를 분석해 브렉시트의 의미를 짚는다. 그러면서 이런 변화가 국민투표를 둘러싼 여러 정치 세력의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또 국제주의적 좌파가 왜 유럽연합이 대변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 독립적 대안을 추구해야 하는지를 다룬다.

2장에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위기를 다룬세계화는 끝났는가?를 실었다. 브렉시트의 배경에 있는 세계 자본주의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분석이다. 이 글에서 캘리니코스는 장기 불황으로 생산·무역·금융이 모두 위기에 빠지고 세계화에 대한 정치적 반발이 분출하는 등 체제의 핵심부에서 신자유주의(적 민주주의)가 파산하는 징후를 분석한다. 그런 경향이지리경제학적”·지정학적 경쟁을 키우는 동학과 (유럽연합 같은) 지역 블록에 미칠 영향을 다루는 부분은 특히 날카롭다. 상아탑의 관찰자가 아니라 현실에 굳게 발 디딘 실천가로서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캘리니코스의 특별한 장점인데, 이 글은 그 점이 특히 돋보인다.

3장에 실린 브렉시트, 영국 총선, 노동당 좌파브렉시트 선거라고 불린 2019 12 12일 총선을 화두로 삼아 총선 나흘 후에 발표한 글이다. 캘리니코스는 이 글에서 영국 대자본들이 유럽연합 잔류를 원하는데도 보수당 강경 우파 보리스 존슨의 국수주의 도박이 승리하고 유럽연합 잔류를 내세운 노동당이 대패한 정황을 분석한다. 이 글은 브렉시트의 배경에 있는 계급적 이해관계의 작동을 면밀히 다뤘다는 점에서 특히 탁월한데, 세계경제가 다시 대침체에 빠지리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오늘날에 되새길 만한 중요한 교훈을 담고 있다. 한편, 12 12일 총선 결과는 보수당 정부의 긴축·인종차별 공격에 맞서 제러미 코빈의 노동당이 약진하기를 바란 사람들에게 특히 쓰라렸다. 캘리니코스는 이 글에서 노동당의 패배 원인도 비중 있게 다루며, 기성 언론들이 주장하듯 코빈이 지나치게 급진적이라거나 노동자들이 인종차별적이어서 노동당이 패배한 것이 아님을 설득력 있게 서술한다.

세계경제 위기가 심해지면서 프랑스·홍콩·칠레·알제리·수단·레바논·이라크 등 여러 나라에서 투쟁의 새 물결이 시작되는 한편, 영국·스페인·브라질·베네수엘라·볼리비아 같은 곳에서는 개혁주의 정치(국가를 이용해 사회·경제적 개혁을 추구하려는 시도)가 혹독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오늘날의 세계를 명료하게 이해하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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