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내며
지은이 소개
출처
머리말 – 알렉스 캘리니코스
당과 계급 – 크리스 하먼
혁명적 사회주의 정당을 향해 – 던컨 핼러스
트로츠키의 대리주의론 – 토니 클리프
계급, 당, 지도부 – 레온 트로츠키
1917년 이전의 당과 계급 – 알렉스 캘리니코스
후주
마르크스주의 진영 내에서 당과 계급 문제만큼 신랄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주제도 없다.
많은 사람들은 스탈린 체제를 레닌이 중앙집권적 당을 선호한 ‘필연적’ 결과로 본다. 그러나 스탈린은 러시아 혁명의 계승자가 아니라 파괴자였다.
이 책에 실린 논문들은 모두 한편으로는 노동계급 투쟁과 사회주의 조직 사이의 관계를, 다른 한편으로는 러시아 혁명의 역사적 경험, 스탈린 체제가 등장한 방식과 이유, 그 과정에서 볼셰비키당의 구조가 한 구실을 설명한다.
이 글들은 진정한 마르크스주의 혁명 조직과 스탈린주의 독재 기구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보여 준다. 그리고 오늘날 당 건설의 문제를 다루는 이론적 틀을 제공한다.
책을 펴내며
지은이 소개
출처
머리말 – 알렉스 캘리니코스
당과 계급 – 크리스 하먼
혁명적 사회주의 정당을 향해 – 던컨 핼러스
트로츠키의 대리주의론 – 토니 클리프
계급, 당, 지도부 – 레온 트로츠키
1917년 이전의 당과 계급 – 알렉스 캘리니코스
후주
마르크스주의 진영 내에서 당과 계급 문제만큼 신랄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주제도 없다. 사회주의 혁명은 노동자 대중의 능동적 참여와 노동계급의 선진 부분을 묶어 세우는 규율 잡힌 조직 둘 다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혁명의 지도자 레닌은 당 조직 문제를 사회주의 이론과 실천의 중심에 놓았다. 그러나 당과 계급에 관한 레닌의 견해는 낡은 사회민주주의 견해를 뛰어넘어 명확하게 제시되자마자 스탈린주의 이데올로기 때문에 다시 모호해졌다. 그래서 혁명정당의 이론과 실천이라는 주제와 관련해 레닌만큼 왜곡과 비방에 시달린 사람도 없다.
많은 사람들은 스탈린 체제를 레닌이 중앙집권적 당을 선호한 ‘필연적’ 결과로 본다. 그러나 스탈린은 러시아 혁명의 계승자가 아니라 파괴자였다.
이 책에 실린 글 다섯 편은 모두 한편으로는 노동계급 투쟁과 사회주의 조직 사이의 관계를, 다른 한편으로는 러시아 혁명의 역사적 경험, 스탈린 체제가 등장한 방식과 이유, 그 과정에서 볼셰비키당의 구조가 한 구실을 설명한다.
트로츠키의 “계급, 당, 지도부”는 1936~39년 스페인 내전에서 프랑코 장군이 이끄는 우파가 승리한 것을 설명하려는 노력이다. 안타깝게도 트로츠키가 스탈린이 보낸 자객에게 암살당해 완성되지 못한 글이지만, 스페인 노동계급이 ‘미숙’해서 공산당과 민중전선 정책을 지지했기 때문에 패배가 불가피했다는 생각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토니 클리프가 쓴 “트로츠키의 대리주의론”은 혁명적 엘리트가 노동계급을 대신하는 ‘대리주의’가 지적 오류라기보다는 사회적 과정임을 밝힌다. 볼셰비키가 노동자 대중정당에서 프롤레타리아의 이름으로 지배하는 권위주의 정권으로 바뀐 것은 혁명의 고립 때문이었다고 자세히 설명한다. 또 대리주의가 부상하는 일반적 조건을 설명하고 대리주의를 해결할 방법은 오직 노동계급의 독립적 행동뿐이라고 결론짓는다.
한편,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의 격변, 특히 1968년 프랑스의 5~6월 사건들로 말미암아 혁명적 마르크스주의가 다시 정치적 의제로 떠올랐지만 안타깝게도 새로운 혁명적 세대는 흔히 잘못된 당 조직 개념에 영향을 받았다. 그들은 레닌주의가 스탈린주의를 낳았다는 냉전 시대의 합의를 받아들여 중앙집권적 당을 모조리 부정하거나 당을 대중이 믿고 따라야 하는 전지전능한 획일체라고 보는 스탈린주의 당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크리스 하먼의 “당과 계급”, 던컨 핼러스의 “혁명적 사회주의 정당을 향해”는 이런 잘못된 개념에 도전하고 젊은 혁명가들을 설득해서 진정한 레닌주의 당 건설 이론과 실천에 헌신하게 하려고 쓴 글들이다.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1917년의 이전의 당과 계급”은 로자 룩셈부르크의 당 개념에 대한 논쟁 글이다. 캘리니코스는 당 건설에 관한 로자 룩셈부르크의 숙명론적 태도를 심도 깊게 비판하고, 독립적 혁명정당의 중요성을 주장한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집필 당시의 조건이 서로 다르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 책은 진정한 마르크스주의 혁명 조직과 스탈린주의 독재 기구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보여 준다. 그리고 오늘날 당 건설의 문제를 다루는 이론적 틀을 제공한다.
레온 트로츠키 Leon Trotsky(1879~1940)
본명은 레프 다비도비치 브론시테인Lev Davidovich Bronstein. 1879년 러시아 남부 야노프카에서 유대인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니콜라예프 고등학교 졸업 전에 나로드니키 비합법 서클에 가담했다가 곧 마르크스주의자가 됐고 남러시아노동자연합의 창설자 중 한 사람이 됐다. 1898년 체포돼 시베리아로 유배됐다가 1902년 탈출해 영국으로 망명했다. 런던에서 레닌을 만나 이스크라 그룹에 합류한다. 1903년 러시아사회민주노동당 2차 대회에서 멘셰비키에 가담했으나 1904년에 결별하고, 1917년 7월 볼셰비키에 가입하기 전까지 양 분파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활동했다.
1905년 혁명에서 페테르부르크 소비에트 의장이 됐다. 1906년 다시 체포돼 시베리아 종신 유배형을 받았으나 1907년 탈출했다. 국외에서 멘셰비키와 볼셰비키의 통일을 도모했으나 실패하고 1914년 미국으로 망명했다. 10년 간의 망명 생활을 끝내고 돌아온 트로츠키는 볼셰비키 당에 입당했다. 그리고 다시 페트로그라드 소비에트 의장이 되어 10월 혁명 당시 무장봉기를 지도했다. 그 후 적군을 창설해 1925년까지 군사인민위원을 역임하면서 내전을 승리로 이끌었고 레닌과 함께 제3인터내셔널을 창설했다.
레닌 사후 당의 노선을 놓고 스탈린과 대립하다가 1927년 제명돼 1929년 국외로 추방됐다. 각국을 전전하다가 1936년 멕시코에 정착했다. 1940년 8월 스탈린이 보낸 자객에게 암살당할 때까지 스탈린에 맞서 투쟁하며 고전 마르크스주의의 정수를 지켜냈다.
한국에 소개된 주요 저서로는 《연속혁명, 평가와 전망》(책갈피), 《나의 생애》(범우사), 《러시아 혁명사》(풀무질), 《인민전선 비판》(풀무질), 《반파시즘 투쟁》(풀무질), 《배반당한 혁명》(갈무리) 등이 있다.
토니 클리프 Tony Cliff(1917~2000)
러시아 혁명이 일어난 1917년에 팔레스타인에서 태어났다. 1930년대에 혁명적 마르크스주의자가 됐고 트로츠키주의 혁명 조직을 건설하다가 제2차세계대전 직후 영국으로 이주했다. 소련과 동유럽을 깊이 연구한 끝에 이사회들이 사회주의가 아니라 ‘국가자본주의’라고 주장하며 정설 트로츠키주의와 결별하고 국제사회주의경향IST의 이론적 토대를 놓았다.
그가 창설한 《소셜리스트 리뷰》 그룹은 1960년대에 국제사회주의자들IS이 됐고 1970년대에는 사회주의노동자당SWP으로 발전해 영국에서 가장 큰 급진 정당이 됐다.
레닌 평전 4부작과 트로츠키 전기 4부작을 포함해 많은 책을 썼다. 국내에 번역된 저서로는 《소련은 과연 사회주의였는가: 국가자본주의론의 분석》(책갈피), 《레닌 평전 1: 당 건설을 향해》(책갈피), 《레닌 평전 2: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로》(책갈피), 《레닌 평전 3: 포위당한 혁명》(책갈피), 《마르크스주의에서 본 영국 노동당의 역사》(책갈피, 공저), 《여성해방과 혁명》(책갈피), 《로자 룩셈부르크》(북막스), 《트로츠키 사후의 트로츠키주의》(책갈피), 《새로운 세대를 위한 마르크스 정치학 가이드》(책갈피) 등이 있다.
최근 그의 정치적 전기 《Tony Cliff: A Marxist for his time》(Bookmarks, London, 2011)이 영국에서 출간됐다.
던컨 핼러스 Duncan Hallas(1925~2002)
맨체스터의 노동계급 가정에서 태어났다. 제2차세계대전 동안 젊은 노동자였던 그는 국제 트로츠키주의 노동자연맹에 가입했다. 1943년 군대에 징집돼 이집트에서 병사 파업을 주도했다가 군사 감옥에 수감되기도 했다.
영국에 돌아온 뒤 토니 클리프와 함께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의 전신인 《소셜리스트 리뷰》 그룹의 창립 멤버가 됐다.
교사 운동 출신으로 한때 영국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지부의 간부로 활동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노동당: 신화와 실제》, 《코민테른》 등이 있다. 월간지《소셜리스트 리뷰》와 계간지 《인터내셔널 소셜리즘》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했다.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는 《트로츠키의 마르크스주의》(책갈피), 《우리가 알아야 할 코민테른의 역사》(책갈피), 《잘못된 운동 조류》(공저, 다함께) 가 있다.
크리스 하먼 Chris Harman(1942~2009)
영국의 사회주의노동자당SWP 중앙위원이자 <소셜리스트 워커>와 《인터내셔널 소셜리즘》의 편집자였다. 전 세계가 들썩인 1968년 당시 영국 학생운동의 중심이었던 런던대학교 사회과학대학LSE에서 주도적 학생 활동가로 사회운동에 뛰어든 이래 40여 년간 혁명적 마르크스주의 이론가이자 활동가로 활약했다. 2009년 카이로에서 이집트 시민사회단체들이 개최한 포럼에 연사로 참가하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국내에 번역된 저서는 대표작 《민중의 세계사》(책갈피) 말고도 《좀비 자본주의: 세계경제 위기와 마르크스주의》(책갈피), 《21세기 대공황과 마르크스주의》(책갈피, 공저), 《오늘의 세계경제: 위기와 전망》(갈무리), 《부르주아 경제학의 위기》(책갈피), 《마르크스주의와 공황론》(풀무질), 《크리스 하먼의 마르크스 경제학 가이드》(책갈피), 《쉽게 읽는 마르크스주의》(북막스), 《21세기의 혁명》(책갈피), 《세계를 뒤흔든 1968》(책갈피), 《이슬람주의, 계급, 혁명》(책갈피) 등 20여 권이 있다.
알렉스 캘리니코스 Alex Callinicos(1950~ )
1950년 짐바브웨에서 태어난 세계적 석학이자 저명한 마르크스주의 이론가.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자본론의 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 유럽학 교수이며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 중앙위원이다.
국내에 번역・소개된 책으로는 《칼 맑스의 혁명적 사상》(책갈피), 《반자본주의 선언》(책갈피), 《이집트 혁명과 중동의 민중 반란》(공저, 책갈피), 《무너지는 환상》(책갈피), 《사회이론의 역사》(한울), 《제3의 길은 없다》(인간사랑), 《제국이라는 유령》(공저, 이매진), 《평등》(울력), 《이론과 서사》(일신사), 《미국의 세계 제패 전략》(책갈피), 《좌파의 재구성과 변혁 전략》(책갈피), 《자본주의의 대안과 사회주의 가치 논쟁》(공저, 책갈피), 《제국주의와 국제 정치경제》(책갈피), 《혁명이 계속되다: 이집트 혁명과 중동의 민중 반란2》(공저, 책갈피) 등 수십 권이 있다.
• 레닌주의가 스탈린주의를 낳았는가?
흔히 “스탈린 체제의 세균은 처음부터 볼셰비즘 속에 있었다”고들 한다. 글쎄,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볼셰비즘에는 다른 많은 세균들, 무수히 많은 다른 세균들도 있었다. … 사망 후 시체 부검에서 드러난 세균들,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몸속에 있었을지도 모르는 세균들로 산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인가?
17차 당대회 대의원 1966명 가운데 1108명이 체포됐고, … 대회에서 선출된 당 중앙위원화 후보위원 139명 가운데 70퍼센트인 98명이 체포되거나 처형당했다. 요컨대, 과거에 볼셰비키 전력이 있는 사람들 대다수(17차 당대회 대의원의 80퍼센트가 1921년 이전에 당에 가입한 사람들이었다)가 제거됐고, 노동계급 운동과 미미한 연관조차 거의 없는 “전혀 오염되지 않은” 새 인물들로 대체됐다.
‘중앙집권적 조직 = 관료주의 = 변질’이라는 등식은 사실 세속판 원죄설이다. 종교적 원죄설과 마찬가지로 세속판 원죄설도 근본적으로 반동적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 주장에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조직을 집단적∙민주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의미가 함축돼 있기 때문이다. 이 주장이 사실로 입증된 사례가 많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필연적으로 참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가 불가능하므로 사회주의도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 레닌의 당 개념은 엘리트주의적인가?
레닌은 … 오직 당만이 계급에게 사회주의 의식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함의가 있는 주장들을 카우츠키에게서 끌어내 자신의 논거로 삼았지만, 나중에는 계급이 당보다 더 ‘왼쪽’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 여기서 모순을 발견한다는 것은 이 문제에 관한 레닌의 사상에 담긴 근본적 요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레닌의 당 개념의 진정한 이론적 기초는 노동계급이 자신의 힘으로는 이론적 사회주의 의식에 이를 수 없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 2차 당대회에서 레닌은 “노동자들도 이데올로기 형성에 한몫한다는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일축하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경제주의자들’은 한쪽 극단으로 나아갔다. 막대를 똑바로 펴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반대 방향으로 구부려야 했다. 그것이 바로 내가 한 일이다.”
• 조직은 자발성을 억제하는가?
증기가 없는 피스톤은 쓸모가 없다. 피스톤으로 압축되지 않는 증기의 효과는 제한적이다. 자발성과 조직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관계가 아니다. 이 둘은 점점 더 많은 노동자가 자신의 현실 상황과 이를 바꿀 수 있는 자신들의 힘을 인식하게 되는 과정의 서로 다른 측면일 뿐이다.
‘규율’은 개인의 경험을 당 전체의 이론과 실천에 연결할 필요성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식으로 ‘규율’은 구체적 상황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과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필수적 전체가 된다. … ‘규율’이 당내에 존재하는 차이를 숨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전면에 드러내 토론에 부치는 것이다. … 당의 규율은 위에서 아래로 강요된 어떤 것이 아니라 당의 결정에 참여하고 그 결정을 실행에 옮기려고 행동하는 모든 이들이 자발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 혁명정당과 민주주의
혁명정당은 철저하게 민주적인 기초 위에서만 건설될 수 있다. 당내에서 활발한 논쟁이 벌어지지 않고 다양한 경향과 미묘한 견해차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사회주의 정당은 종파 수준을 넘어 발전할 수 없다. 당내 민주주의는 추가 선택 사항이 아니다. 당내 민주주의는 당원들과 그들의 활동 기반인 계급 사이의 관계에서 필수적이다. … 차이점을 자유롭게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분위기에서 벌어지는 진지한 논쟁을 통해서만 사상에 대한 자기 확신과 자신감이 발전한다.
• 중앙집권적 당이 왜 필요한가?
노동자들의 의식이 불균등하고 산업별∙지역별로 분리돼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집단의 여러 활동을 모아 내고 조정하는 데는 당이, 그것도 중앙집권적인 당이 필수적이다. 이런 집중과 조정 과정이 없다면 다양한 집단의 활동 결과는 지역적∙부문적 성과에 그치고 말 것이다.
… 1917년 7월 볼셰비키당이 페트로그라드 노동자들에게 뒤처져 있었으며 노동자들의 시위를 억제하고 제한하려 했[다]. … 당시 볼셰비키당은 러시아 전체 운동의 불균등한 발전에 내재한 딜레마에 사로잡혀 있었다. 트로츠키는 다음과 같이 썼다. “[한편으로] 페트로그라드가 더 후진적인 지방들과 단절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 페트로그라드의 능동적이고 정열적인 개입으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이런 ‘보수성’은 다른 주요 지역 당원들의 압력이 반영된 것이었고, 그 당원들은 자기 지역 노동계급의 분위기를 전달하고 있었다. 이런 압력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당이 존재했기 때문에 1917년에는 파리코뮌이 재현되지 않을 수 있었다.
• 스페인 혁명의 패배는 노동자들이 미숙했기 때문인가?
마르크스주의통일노동자당POUM은 스페인에서 가장 왼쪽에 있는 정당이었고, 혁명 전에 아나키즘을 굳게 신뢰하지 않은 혁명적 노동자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이 당이 스페인 혁명의 전개 과정에서 치명적 구실을 했다. … POUM은 기성 정당들을 비판하면서도 모든 근본적 문제에서는 그들에게 종속됐다. POUM은 ‘민중’ 선거 연합에 참여했고, 노동자 위원회를 해산한 바로 그 정부에 들어갔으며, 이 연립정부를 재건하는 투쟁에 참여했고, 아나키스트 지도부에 거듭거듭 굴복했으며, 이와 관련해 잘못된 노동조합 정책을 실행했고, 1937년 5월 봉기에 대해서는 주저하며 비혁명적 태도를 취했다. …
내전은 정치적 과제가 군사적 수단으로 해결되는 과정이다. 이 전쟁의 결과가 ‘계급 세력의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면 전쟁 자체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전쟁은 자체의 조직, 자체의 정책, 자체의 방식, 자체의 지도부가 있고, 이런 것들이 전쟁의 운명을 직접 결정한다. 당연히 ‘계급 세력의 상태’는 다른 모든 정치적 요인들의 토대가 된다. 그러나 건물의 토대가 벽, 창문, 문, 지붕의 중요성을 감소시키지 않는 것처럼 ‘계급 세력의 상태’가 당, 전략, 지도부의 중요성을 없애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