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트랜스젠더는 심한 낙인과 차별에 시달리는 집단이다. 트랜스젠더 혐오는 원치 않는 관심에서 모욕적인 말로 괴롭히기, 고용과 보건/교육 등 사회 서비스상의 차별, 물리적 폭력, 성폭력, 살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한국의 트랜스젠더 법적 권리 보장은 미국, 영국 등보다 열악하다. 성별 정정 기준이 매우 까다롭고, 성별 전환 비용은 건강보험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
까다로운 요건과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적지 않은 트랜스젠더가 법적인 성별 정정을 포기한다. 주민등록번호와 성별 불일치는 고용 문제에서 커다란 장벽이다. 성별을 이유로 한 사용자의 비아냥과 퇴직 압력도 일상적으로 벌어진다. 주민등록번호 때문에 많은 트랜스젠더가 심지어 휴대전화 등의 가입과 변경, 보험 가입/상담, 투표 참가도 포기하는 등 가장 기본적인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끔찍한 현실 때문에 트랜스젠더의 자살률은 매우 높다. 2014년 ‘한국LGBTI커뮤니티 사회적 욕구조사’ 결과를 보면, 트랜스젠더 중 물리적 폭력이나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58.6퍼센트였고, 자살을 시도한 경우도 48.2퍼센트나 됐다.
그러나 트랜스젠더 차별에 대한 저항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2016년부터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행사가 열리는 등 트랜스젠더 차별에 저항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일부 사람들은 트랜스젠더 차별의 현실을 무시하면서 트랜스젠더를 배제하려 한다. 예컨대, 지난해 연예인 지망생 한서희 씨는 트랜스 여성은 여성이 아니라고 주장했는데, 이것은 지독한 차별과 냉대를 받아 온 트랜스젠더에게 큰 상처를 줬을 것이다.
이 책은 트랜스젠더 권리 향상에 반대하는 일부 사람들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왜 트랜스젠더의 권리를 지지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주장한다. 특히 영국에서 트랜스젠더의 권리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논쟁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아 매우 유익하다.
트랜스젠더 차별의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차별을 없앨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매우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