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러시아 혁명이 100주년을 맞이했다.
1917년 러시아 혁명은 세계를 뒤흔들었다. 전 세계의 평범한 사람들은 러시아 혁명을 보며 열광했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스스로 투쟁에 나섰다.
러시아 혁명이 소수의 음모였다는 흔한 왜곡과 달리 1917년의 주인공은 평범한 민중이었다. 그리고 세간의 통념, 즉 평범한 대중은 무지해서 사회를 운영할 수 없다는 생각이 틀렸음을 통쾌하게 보여 줬다. 노동자들은 사장들을 내쫓고 직접 공장을 운영해 생산을 통제했고, 소비에트라는 독자적 대의기관을 만들어 사회를 운영했다. 노동자가 직접 운영한 러시아는 놀랄 만큼 많은 것을 개선했다.
2년 넘게 지속되면서 수많은 사람을 죽음과 고통으로 몰아간 제1차세계대전을 끝냈고 온갖 차별적 조처가 폐기됐다. 사람들은 처음으로 자신이 바꾸고자 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말했고 평등과 자유를 누렸다.
레닌은 혁명을 “억압받는 사람들의 축제”라고 표현했는데 러시아 혁명은 이 말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여 줬다.
‘노예의 노예’로 살던 여성의 삶이 크게 바뀌었다. 여성에게 완전하고 동등한 투표권, 고용 평등과 동일임금이 법으로 보장됐고 자유로운 결혼과 이혼이 가능해졌다. 세계 최초로 낙태가 합법화돼 국립병원에서 무료로 낙태 시술을 했다. 공공식당, 탁아소, 공공세탁소 등 덕분에 여성은 가사와 육아에서 해방됐다. 1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우리가 낙태 합법화와 무상보육을 요구하며 싸운다는 점에 비춰 보면 이런 성과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실감할 수 있다.
그리고 러시아는 혁명 이후 곧바로 동성애를 비범죄화하고 동성 결혼을 인정했는데, 대선 후보끼리 “동성애 반대합니까” 묻고 “반대하지요” 하고 답하는 21세기 한국의 모습은 러시아 혁명의 조처들이 얼마나 급진적인지를 극명히 보여 준다.
이 책은 젊은 여성 노동자 나탈리야와 병사 표트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1917년 러시아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을 매우 쉽고 흥미진진하게 전달하고 있다. 평범한 노동자와 병사가 어떻게 자신의 삶을 통제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10월 혁명으로 나아갔는지 볼 수 있다.
존 리드가 말했듯이 러시아 혁명은 “노동자 대중이 위대한 이상을 꿈꿀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힘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이 교훈은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