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전 6월, 동독에서 일어난 노동자들의 반란
70년 전인 1953년 6월, 동독에서 노동자들의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이 반란에 대해 당시 동독 정부는 서방이 사주한 “제국주의적 책동”이자 “파시스트의 음모”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반란의 진정한 원인은 실질임금이 대폭 삭감되고 착취 강도가 강화돼 온 것에 대한 노동자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3월 스탈린이 사망한 이후 소련 관료층의 분열이 심화되고 대중에 대한 통제력이 약화된 상황도 반란이 일어나게 된 주요한 배경이었습니다.
1953년 동독 노동자들의 반란은 동유럽의 스탈린주의 체제를 뒤흔들기 시작하는 출발이었습니다. 이 반란은 소련 군대에 의해 잔인하게 진압됐지만, 3년 뒤 폴란드와 헝가리의 노동자 혁명, 1968년 체코 ‘프라하의 봄’, 1980~1981년 폴란드 연대노조 운동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 당시의 반란과 혁명을 잘 다룬 책으로는 크리스 하먼의 《동유럽에서의 계급투쟁》(갈무리, 1994)을 추천합니다.
결국 1989년 동유럽 민주주의 혁명이 일어나 스탈린주의 정부들이 잇달아 무너졌고, 마침내 1991년 소련이 붕괴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당시 소련과 동유럽 국가들이 ‘사회주의’ 사회였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동유럽 혁명과 소련 붕괴에 대해, 친서방 진영에서는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사회주의’ 실험은 실패했고 자본주의만이 인류의 대안이라고 떠들어 댔습니다. 또, 친소련 진영이 모종의 ‘사회주의’ 체제라고 믿었던 전 세계 좌파들은 낙담하고 사기저하됐습니다.
《민중의 세계사》의 저자로 유명한 혁명적 사회주의자 크리스 하먼은 《1989년 동유럽 혁명과 국가자본주의 체제 붕괴》에서, 당시 소련과 동유럽 국가들은 사회주의가 아니라 국가자본주의 사회였고, 그래서 1989년 동유럽 혁명은 일 보 전진도 일 보 후퇴도 아닌 국가자본주의에서 다국적 자본주의로 이행하는 옆 걸음일 뿐이었다고 분석합니다.
‘사회주의’라고 불리는 북한이 존재하고 이를 둘러싼 여러 사건들이 한국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옛 소련과 동유럽 사회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한국의 진보 진영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 나은 사회를 바라는 독자들에게 《1989년 동유럽 혁명과 국가자본주의 체제 붕괴》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