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참사는 반복될까요?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대통령, 총리,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뺌과 달리, 이 참사는 충분히 대비하고 막을 수 있는 비극이었습니다.
오히려 경찰이 윤석열 정부의 강조점과 우선순위에 따라 움직인 것이 참사의 원인이었음이 드러나면서 정부 책임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공권력 사용의 우선순위를 권위주의적 공안 대응, 범죄(특히 마약)와의 전쟁에 두려 노력했고 이것이 안전 대책 등한시로 이어져 참사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는 것입니다.
이런 안타까운 참사는 왜 반복될까요? 국가는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왜 이토록 무능하고 무관심할까요? 도대체 국가란 무엇이고 누구의 편일까요?
사회적 참사의 원인과 해결책을 살펴보고 자본주의 국가의 본질이 무엇인지 들여다보는 책 2종을 소개합니다.
책갈피 추천 책 01
세월호는 돈벌이를 위해 폐선 직전의 배를 증축해 과적을 일삼다 침몰했습니다.
국가는 모든 불법을 눈감아 주거나 부추기고 생명을 구하는 데는 철저히 무능했습니다. 그리고 세월호는 제주 해군기지 공사 기한에 맞춰 무리하게 출항을 강행했고, 화물칸에서는 제주 해군기지행 철근 수백 톤이 발견됐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매 순간 또 다른 세월호를 잉태하는 이 위험천만한 세상은 어디서 비롯했을까요?
이 책의 지은이는 대학생 시절, 세월호 유가족 초청 강연회를 열고 서명 캠페인과 대학생 집회를 조직하며 캠퍼스를 뛰어다닌 ‘세월호 세대’입니다.
이 책은 경찰에 가로막힌 세월호 유가족들이 울분이 이끄는 대로 청와대를 향해 행진한 그날부터 시작해, 박근혜 퇴진 촛불 운동을 거쳐 문재인 집권 이후까지의 시기를 다루며 지난 세월호 참사 항의 운동을 돌아봅니다. 그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가 벌인 악행만이 아니라 민주당이 한 구실에 대해서도 좌파적 관점에서 비판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관해 많은 책과 논문이 나와 있지만, 이 책은 세월호 참사를 자본주의 체제와 연관 짓고 마르크스주의로 이를 분석합니다. 이 참사에서 국가가 보인 철저한 무능과 관료주의도 단지 우연이나 음모가 아니라 자본주의 국가기구의 근본적인 계급적 성격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런 설명은 대형 참사가 터질 때마다 국가가 평범한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는 데는 대체로 무능한 반면 유가족을 감시하고 항의 운동을 탄압할 때는 누구보다 유능한 이유를 일관되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책갈피 추천 책 02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는 무능하면서 권위주의적 탄압을 휘두르는 데만 골몰하는 정부를 보며 많은 사람이 도대체 국가란 무엇이고 누구의 편인가 하는 의문을 품게 됩니다.
사실, ‘좌파’를 자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자본주의 국가의 성격을 둘러싸고 오랜 논쟁이 있었습니다. 120년 전 독일사회민주당 안에서 ‘수정주의자’ 에두아르트 베른슈타인과 ‘급진파’ 로자 룩셈부르크가 ‘개혁이냐 혁명이냐’ 하는 논쟁을 벌인 이래 자본주의 국가가 사회 개혁이나 변혁의 수단이 될 수 있는지 논쟁돼 왔습니다.
한편으로, 지난 10여 년 사이 세계적으로 그리스의 시리자, 스페인의 포데모스, 영국의 제러미 코빈 같은 좌파적 개혁주의가 부상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위기를 겪으면서 급진좌파가 자본주의 국가를 활용해 사회 개혁이나 변혁을 이룰 수 있는가 하는 논쟁이 전 세계 좌파들 사이에서 불거졌습니다.
이 책은 자본주의 국가에 대한 좌파 이론가들의 다양한 견해를 비판적으로 살펴보며 자본주의 국가의 작동 방식을 규명하고 효과적 사회변혁 전략을 제안하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의 글을 묶은 것입니다.
1부는 자본주의 사회 국가와 자본의 관계를 역사적·변증법적으로 분석하며 자본주의 국가의 작동 방식과 그 형태를 심층 분석합니다.
2부는 좌파적 개혁주의와 혁명적 사회주의 사이의 전략 논쟁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