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로 본 한국 현대사

한규한, 김동철, 김현옥 지음 2018-03-26 280쪽 13,000원 신국판 9788979661347 책갈피

누구의 눈으로 역사를 바라볼 것인가?”

조지 오웰은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고 했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고자 과거를 지배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지난 우파 정권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통해 과거를 입맛에 맞게 바꾸려 했다.

역사를 공부하는 데서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는 것과 더불어 그것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 것인지다.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적 시각에서 한국 현대사를 바라봄으로써, 지배자들의 시각에서 서술한 역사를 속 시원하게 반박할 뿐 아니라 한국 현대사를 진보적 시각으로 해석하고자 했던 기존 시도들의 약점도 살펴본다.

책 소개

이 책은 주되게 고전적 마르크스주의 관점에 입각해 서술한 책이다. 이는 무엇보다 체제를 지배하는 지배계급의 눈으로 역사를 보는 데 반대한다는 뜻이다. 인류가 상호 대립하는 계급사회로 이행한 이래 어느 계급에게나 보편타당한 역사 해석은 거의 존재할 기반이 없었다. 특정한 역사적 사건들은 결국 누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가 하는 문제로 귀결할 수밖에 없다.

한국 현대사를 아래로부터의 관점에서 본다는 것은 제국주의 열강, 독재 정권, 재벌을 위시한 자본가들의 한국 현대사에 반대한다는 뜻이다. 그들은 과거와 현재의 친일과 친미를 정당화하는 친제국주의적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본다. 그뿐만 아니라 군부 독재를 정당화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려 한다. 마르크스주의적 역사관은 가장 먼저 이런 역사 해석에 단호하게 반대한다.

한편, 일본의 식민 지배 경험, 열강들의 개입 때문에 민족이 분단되고 급기야 끔찍한 전쟁을 치러야 했던 경험, 야만적인 군부독재와 그 후원을 얻어 탐욕스럽게 몸집을 불린 재벌의 횡포 등 한국 현대사의 현실 속에서 좌파 민족주의와 민중주의적 사상이 자라났다. 이 사조들은 한국전쟁으로 노동계급 운동이 극히 위축된 속에서 한국 사회의 온갖 모순을 극복하고자 분투해 왔다

좌파 민족주의와 민중주의 사조가 사회 개혁을 위해 종종 아래로부터 저항을 지지한다는 점은 마르크스주의와 비슷하다. 그러나 자본주의 자체를 문제 삼지 않고 그 ‘파행적 운영’에 주로 주목한다. 이에 비해 고전적 마르크스주의는 자본주의의 근본적 모순을 드러내고 이를 근본에서 변혁할 노동계급의 독특한 구조적 힘에 주목해 역사를 바라본다.

대통령을 파면시킨 거대한 촛불 시위로 새 정부가 들어섰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사드 배치 강행이나 핵 발전소 추가 건설 승인 같은 공약 파기가 앞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역으로 이것은 아래로부터 운동이 지속돼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개혁은 선한 의지를 가진 엘리트들이 대중에게 하사하는 선물이 아니다. 역사는 오직 아래로부터 대중행동만이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을 알려 준다. 그리고 역사는 한국의 노동자와 민중이 그럴 힘도 가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의 역사관은 바로 이 점을 옹호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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