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 시사논평 양극화, 극우, 좌파

알렉스 캘리니코스 지음 이정구 엮음 2021-01-08 343쪽 15,000원 신국판 9788979662009 책갈피

중도파 기성 정당들의 위기는 무엇을 보여 줄까? 왜 곳곳에서 극우와 파시즘이 성장할까? 급진 좌파의 성장은 어떤 모순에 부딪혀 왔을까? 코로나19는 세계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진정한 대안을 제시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이 책은 세계적 마르크스주의 석학인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오랫동안 신문에 연재한 논평들 중에서 사회·정치 양극화, 극우의 성장, 좌파의 과제를 다룬 글을 모은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시시각각 벌어진 중요한 사건들의 정치적·경제적 의미를 송곳처럼 정확히 짚어 내 오늘날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본문 중에서

p. 59~60 미국 대선이 보여 주는 것

조 바이든은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그랬던 것처럼 ‘연속성’을 상징하는 후보였다. 민주당은 힐러리와 빌 클린턴이 1990년대에 고안하고 버락 오바마가 이어 간 전략을 고수했다. 그 전략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를 효율적으로, 그러나 좀 더 ‘인도적’인 것처럼 운영하는 것이었다. 버니 샌더스가 왼쪽에서 제기한 도전은 분쇄됐다. 2016년에 벌어진 두 충격적 사건(브렉시트 국민투표와 트럼프 당선)과 마찬가지로 2020년 미국 대선은 1980년대에 로널드 레이건과 마거릿 대처가 구축한 신자유주의의 이데올로기적·정치적 헤게모니에 균열이 가고 있음을 또다시 보여 준다.

 

p. 142 브렉시트의 의미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는 경제·정치 엘리트에 대한 반감도 인종차별만큼이나 중요하게 작용했다. 지난 40년간의 신자유주의, 10년 가까이 지속되는 경제 위기, 정체되거나 떨어지는 임금, 해결되지 않는 실업 문제, 공공 주택은 갈수록 악화되고 복지국가는 나날이 약해지는 현실이 엘리트층에 대한 반감을 낳았다. 유럽연합을 신자유주의 화신이자 민주주의 침해 기구로 비판하는 것은 그런 정서에 완벽하게 부합했다.

 

p. 191~193 코로나19와 사회 불평등

이 세계에 드리운 죽음은 계급적 죽음이다. 죽음은 밀라노·런던·뉴욕 등 세계 자본주의의 금융 중심지 몇몇을 휩쓸었다. 그러나 이 죽음은 가난하고 천대받는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 간다. 통계 수치는 끔찍하다. 뉴욕에서 흑인과 라틴계는 코로나19로 사망할 가능성이 백인의 2배나 된다. 시카고에서는 코로나19 사망자의 72퍼센트가 흑인이다. … 노동빈곤층은 재택근무도 못 하고 격리 공간도 없다. 이들은 외출제한령으로 일자리를 대거 잃었고 가족이 굶어 죽을 지경에 이르고 있다. … 이 체제는 이 세상에 남은 야생 생태계를 침범해서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 창궐할 조건을 만들고 그 대가를 노동계급이, 많은 경우 목숨으로 치르게 하고 있다.

 

p. 212, 279 오늘날, 왜 마르크스인가?

마르크스의 사상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단지 그의 자본주의 비판 때문만이 아니다. 마르크스는 사회주의로 나아가려면 노동자들이 자본가들에 맞설 뿐 아니라 자신들을 분열시키는 온갖 형태의 차별에 맞서서도 단결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했다. … 그는 사회주의를 노동계급의 자력 해방이라고 불렀다. 노동자들은 오직 자기 자신의 조직과 투쟁을 통해서만 스스로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어떤 엘리트도, 그들이 아무리 자비롭더라도, 노동자를 대신해서 노동자를 해방할 수 없다. 따라서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개념은 소련·동유럽·중국을 마르크스의 이름으로 지배한 스탈린주의 체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런 사회들은 진정한 사회주의를 우스꽝스럽게 만들었을 뿐이다.

 

p. 338 헤게모니의 위기

신자유주의 프로젝트가 궁지에 몰리고 기성 정치권이 대중으로부터 거부당하며 서구 자본주의는 곤란한 지경에 빠졌다. 그람시가 “헤게모니의 위기”라고 부른 현상이다. “헤게모니의 위기” 상황에서 지배계급은 인구의 상당 부분을 설득하지 못한다. “헤게모니의 위기”는 인종차별적 우파 포퓰리즘이 성장할 기회를 열어 주고, 그들은 그 기회를 잘 살리고 있다. 중요한 질문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해, 어떻게 하면 급진 좌파와 혁명적 좌파가 광범한 노동계급 대중(적어도 일부는 최근 극우로 이끌리고 있는 대중)에게 대안을 제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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