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소개

1992년 2월 14일 창립한 책갈피는 오랫동안 한길을 걸어온 인문사회과학 출판사입니다. 첫 책 ≪소련 국가자본주의≫(1993)는 소련과 동유럽이 사회주의가 아니라 국가자본주의일 뿐이라고 주장해 신선한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어서 나온 ≪마르크스의 혁명적 사상≫은 ‘마혁사’라고 불리며 대학가에서 널리 읽혔습니다. 지금까지도 많은 분들이 책갈피 하면 이 책(현재 제목은 ≪칼 맑스의 혁명적 사상≫)을 떠올릴 정도로 오랫동안 책갈피의 얼굴 구실을 했습니다.

꾸준히 책을 발간하며 새로운 목소리를 내던 책갈피는 1998년과 1999년 두 차례에 걸쳐 국가 탄압을 받게 됩니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정권 시절이었는데도 ≪마르크스의 혁명적 사상≫을 비롯해 11종의 책이 이적표현물로 낙인찍혀 당시 대표 홍교선 씨가 두 차례 옥고를 치러야 했습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출판인, 서점인, 인권단체가 모여 ‘사상과 출판의 자유 쟁취와 책갈피 출판사 대표 홍교선 씨 석방을 위한 공동대책위’를 결성해 석방 캠페인을 벌였고, 일부 대학가에서는 ≪마르크스의 혁명적 사상≫을 제본해서 돌려 읽는 ‘국가보안법 불복종 운동’이 벌어졌습니다.

어려움을 겪던 책갈피는 2003년 비슷한 색깔의 인문사회과학 책을 내던 책벌레, 북막스 출판사와 통합하면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게 됩니다. 세 출판사는 어려운 사회과학 출판사들이 따로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함께 힘을 합쳐 좀 더 안정적으로 책을 내자는 데 의견을 함께하게 됩니다. 현재 이 두 출판사는 책갈피의 자회사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마르크스의 혁명적 사상≫(1993), ≪소련 국가자본주의≫(1993), ≪반자본주의 선언≫(2003) 등 마르크스주의 이론서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2000), ≪자본주의란 무엇인가≫(2002), ≪마르크스의 자본론≫(2006) 등 경제사상서, ≪민중의 세계사≫(2004), ≪세계를 뒤흔든 열흘≫(2005), ≪국제주의 시각에서 본 한반도≫(2002) 등 역사서, ≪사회운동가들과 함께 세상읽기≫(2002), ≪생태계의 파괴자 자본주의≫(2007) 등 인문교양서,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2009) 같은 자연과학서, ≪존 콜트레인≫(2004) 같은 예술서도 출판했습니다.

독자들이 좀 더 손쉽게 마르크스주의 이론을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2009년부터 책갈피 문고판 시리즈 ‘오늘날의 마르크스주의’를 발간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활동가들이 직면한 다양한 이론적, 실천적 문제를 다루고 경험에서 배우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2010년부터 계간지 ≪마르크스21≫을 발간하기 시작했습니다.

책갈피는 창립 초기의 마음 그대로 더 나은 세상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자양분이 될 수 있는 책을 만들고자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르크스가 얘기한 것처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스스로 사고하고자 하는 독자들”과 좋은 책을 만드는 길에 언제나 함께할 것입니다.